미치라는 학생과 루게릭 병을 앓고 있는 모리교수님과의 관계, 그리고 대화를 통해 삶의 의미에 대해 이야기해 준 소설이다. 우리가 바쁘게만 살아가느라 미처 인식하지 못했고, 크게 의미를 두지 못했던 것들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만든다. 처음에는 소설 '모모'와 비슷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했다. 미치가 대학생 때 모리교수님의 수업을 수강했었고 그러면서 교수님과 프로젝트를 해가면서 인생 철학, 어떻게 살아야하는지에 대한 상담을 많이 하게 된다. 그때는 마냥 그 수업들의 가치가 크게 느껴지지 않았는데 직장인이 되고 어른으로서의 삶을 살아가면서 점점 퇴색되었던 그때의 삶의 방향들. 모리 교수님으로부터 받았던 영향들.
오랜 시간이 흐르고 유명한 프로그램에서 모리교수님의 건강악화소식이 스쳐 지나가는데 그때 미치가 모리교수님을 만나뵈러 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대학 시절에 교수님께 '코치'라고 할 정도로 친분이 있었던 그는 다시 찾아뵙게 되었을 때 너무 늦게 찾아뵜다는 생각에 조금 망설이는 듯하다. 하지만 여전히 모리 교수님은 언제 그랬냐는듯 미치를 반갑게 맞이해주신다. 예전보다 많이 나이도 드시고 병세가 악화되어 얼마남지 않은 생애를 미치와 함께 이야기 나누며 보내시려는 모리교수님. 죽음을 앞두고 나누는 이야기들 속에는 우리가 현시대를 살아가면서도 무엇을 위해 사는지, 무엇이 정말 중요한지 생각하게 만든다. 지금의 문화는 우리가 그런 생각들을 할 겨를을 주지 않는다. 나 한 사람의 하루도 되돌아볼 시간이 없는 것이다. 그저 돈, 결혼, 삶을 살아내기 위해 지금 당장 필요한 것들을 바라보게 만든다. 근시안적으로.
소설 속에서 모리교수님께서 하신 말씀들 중에 인상 깊었던 것들
서로 사랑하지 않으면 멸망하리.
너무 빨리 떠나지 말라. 하지만 너무 늦도록 매달려 있지도 말라.
우리가 용서해야할 사람은 타인만이 아니라네 미치. 우린 자신도 용서해야 해.
여러 가지 이유로 우리가 하지 않은 일들에 대해서 용서해야 해. 했어야 했는데 하지 않은 일들에 대해서.
어떻게 죽어야 좋을지 배우게, 그러면 어떻게 살아야 할지도 배우게 되니까.
읽으면서 나의 느낀 점은 내가 직접 교수님과 같은 분을 인생에서 아직 만나지는 못했지만 녹음기를 들고 그 분의 말을 담는 그 심정이 느껴지고 마지막 숨을 다할 때는 읽으면서 눈물도 났는데 잊지 말아야겠다. 주변의 관계들에도 최선을 다하고 나보다도 더 아껴주려고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내 앞길도 제대로 못하면서 남을 어떻게 돕지라는 생각이 항상 있었는데, 그럼에도 주변을 항상 신경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삶의 방향성이 흔들릴 때 몇 번이고 읽어야겠다. 주변을 둘러볼 줄 아는 어른으로 성장하고 싶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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